[ 듣기와 역할 놀이의 효과 ]

< 차폐 >

 

 차폐라고 하는 기법들 중 첫 번째 기법은 큰 소음을 사용하여 말더듬인의 음성을 차폐시키는 것이다. 구어 실험실에서, 차폐는 종종 말더듬인에게 일정한 백색 잡음(white noise ; 라디오 채널을 맞추지 않았을 때 라리오에서 나는 잡음과 같은 소리이다)이 들리는 이어폰을 착용하게 함으로서 실시하는 것이다. 이 소음은 말더듬인이 자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지점까지 증가될 때, 말더듬은 대개 감소한다.

 

 일상생활용으로, 말더듬인은 에딘버프 마스터(Edinburgh Masker)라고 하는 장치를 착용한다. 에딘버프 마스커의 주요 구성은 담배곽 크기의 작은 상자로, 말더듬인이 말을 하는 동안에 시끄러운 버징 소리를 발생시킨다. 그 소음은 후두 바로 앞의 목 부분에 끈으로 묶여진 소형 마이크로폰을 양쪽 귀에 착용하고 있는 주형된 이어폰(molded earpieces; 이어몰드)로 소음이 전달된다.

 

 차폐가 말더듬을 "치료"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말더듬인은 청각피드백을 제거할 때 더욱더 유창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 현상은 차폐효과(masking effect)라고 한다. 말더듬인들이 폭포 소리나 기계의 소리와 같은 큰 소리에 둘러싸이면 더 유창해진다고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이와 마찬가지로, 말더듬이 농아인들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드물게 나타난다는 것이 이 연구들을 통해 밝혀졌다.

 

▶︎발살바-말더듬 사이클의 효과.      우리는 청각피드백이 없는 것이 유창성에 도움이 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청각피드백의 존재가 어떻게 말더듬을 영속시킬 수 있는지를 이해해야만 한다.

 

 청각피드백은 우리가 자신이 말하는 것을 듣게 할 뿐 아니라, 자신이 말을 더듬는 것도 들을 수 있게 한다. 이런 방식으로, 잠재적인 비유창성에 대해 민감성을 높이게 되고, 그럼으로 인해서, 우리는 말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라고 예기하게 된다(발살바-말더듬 사이클의 단계 1). 우리는 청각피드백 때문에 우리의 말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인상을 주게 될 뿐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도 좋은 소리로 인상을 주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말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기는 발살바-말더듬 사이클의 다음 단계들, 즉 신체적 노력에 의해 말을 억지로 이끌어 내려는 충동(urge)(단계 2); 발살바 메커니즘의 신경학적 조정(turning)(단계 3); 결과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노작성 폐쇄와 음성지연(단계 4); 블록을 회피하거나, 연기, 또는 붕괴시키려고 시도할 때 채택하는 다양한 행동들(단계 5)로 나아가도록 할 수 있다.

 

 차폐는 말을 잘 하려는 욕구를 감소시킴으로서 어려움에 대한 예기를 완화시킬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들은 구어가 마음에 들도록 잘하려는 노력을 하는 사이에 판단을 한다. 만약 우리 자신이 하는 말을 우리가 전혀 들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면 말을 잘하려고 열심히 노력할 동기가 거의 없을 것이다.

 

 청각피드백은 말더듬 행동에 대한 우리의 반응에 대한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단계 6). 우리 자신의 비유창한 말을 듣는 것은 말이 어려운 것이란 원래의 믿음을 강화시켜서, 우리를 곧바로 다시 단계 1로 돌아가게 하여 그 사이클을 반복하게 한다. 따라서 청각피드백은 말에서 오류를 고정하도록 돕기보다는, 오리혀 심지어 더욱 힘을 사용하도록 자극할 수도 있다.

 

 차폐는 말더듬의 청각적 모니터링을 감소시킴으로서 이러한 반응을 최소화시켜준다. 만약 우리가 자신의 하는 말을 듣지 못한다면, 자신이 말을 더듬는 것도 들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더 이상 구어가 어렵다(단계 1)는 생각을 강화하지 못하거나, 더 이상 말더듬을 악화시키는 반응을 하지 않을 것이다.

 

▶︎비 청각피드백의 효과(effect of non-auditory feedback; 청각피드백이 없는 것의 효과). 차폐는 우리가 구어를 인지하고, 프로세스하는 방식을 변화시킴으로서 발살바-말더듬 사이클도 붕괴시킬 수 있다. 발살바 가설에 따르면, 말더듬인의 뇌는 말이란 마치 발살바 조정이라는 수단을 통해 신체의 물리적인 힘에 의해 산출된 것(단계 2)으로 잘못 파악하고 있다. 차폐는 말이라는 것은 하나의 연속되는 동작으로 생각하도록 하는 어떤 조건을 만듦으로서, 말이 신체의 물리적인 힘에 의해 산출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차폐는 청각 피드백을 제거하기 때문에, 우리가 오로지 구어 메커니즘에서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여러 형태의 신체적 피드백에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그 중 하나가 고유수용감각 피드백(proprioceptive feedback)인데, 이 피드백은 우리의 신체의 모든 부분의 위치를 모든 다른 신체부위와 연관하여 알려준다. 때문에, 우리가 눈을 감고도 손가락으로 코 끝을 만져보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고유수용감각 피드백은 말을 하는 동안에, 우리에게 조음을 할 때 혀와 입술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또한 촉감과 압력을 포함하는, 촉각 피드백(tactile feedback)을 사용한다. 우리는 성대의 진동, 입술과 혀의 접촉, 그리고 단어를 발음할 때의 기압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청각피드백은 최종산물(말 소리)에 관해서만 알려주지만, 신체적인 피드백 종류들은 구어활동의 실제 과정들을 다룬다. 청각피드백은 단어 자체를 하나의 실체로 보는 반면, 비청각적 피드백은 단어를 일련의 연속되는 신체활동으로 경험하도록 한다.

 

 이러한 움직임(구어를 만드는 신체적 활동)은 어느 정도까지는 너무나 습관적인 것이어서, 우리가 그것이 어떤 종류의 피드백인지를 인식하지 않고서도 자동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 각 활동은 "피드포워드(feed-forward)"라고 하는 사전에 프로그램된 일연의 과정에서, 다음 활동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가 청각피드백을 사용하지 않을 때도 유창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그리고 아마 이러한 경우는 우리가 말에 대해서 전혀 주목을 하지 않을 때에도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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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책 ⌜발살바 말더듬 치료⌟ 권도하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