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순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순례" 준비

B끕 감성 2025. 4. 17. 21:05

 

순례 준비

 

 

내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 회사 선배 한명이 있었다. 그 선배는 어느날 긴 휴가를 사용해서 "인도성지순례"를 다녀왔었다. 인도? 성지? 순례? 그게 뭐지? 뭐 좋은건가? 그 선배는 나에게 KBS 다큐멘터리 4부작 "순례"를 보라고 추천하면서 대답을 대신했다. 그날 나는 바로 퇴근하고 그 다큐멘터리를 유튜브를 통해 정주행하여 봤었다. 흥미로웠다. 관심이 좀 더 생겼다.

 

나 스스로를 발견하는 치유의 여정?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A Journey to find myself? 참회? 성찰? 질문과 호기심, 관심이 점점 더 생겼다. 굳이 나를 찾아야하나? 나를 왜 찾지? 어떻게 찾지? 찾으려고 여행까지 한다고? 네이버에서 "순례"를 검색해봤다. "종교의 발생지, 본산(本山)의 소재지, 성인의 무덤이나 거주지와 같이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방문하여 참배함." 이라고 나온다. 구글에서 "순례"를 검색해봤다. "종교적 의무 또는 신앙 고취의 목적으로 하는 여행" 이라고 나온다.

 

가장 대표적으로 유명한 순례길이 있다. 가령,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그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약 800km 를 약 40일 일주하는 성지 순례이다. 스페인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에서 성 야고보의 유해가 발견되었다고 알려져 유럽 전역에서 많은 순례객들이 오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평온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찾는다고 한다. 혹은, 신체적 도전을 원하는 사람들이 하루 평균 20km 이상을 걸으며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서 간다고 한다.

 

 

한국에도 대표적인 유사한 트레일 코스가 있다. 그것은 바로 "제주도 올레길"이다. 오마이뉴스 편집장을 역임한 언론인 서명숙님이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영감을 얻어, 제주도의 걷기 좋은 길을 찾아 잇고, 끊어진 길을 새로 냈다. 총연장 437km 27개 코스가 있다고 한다. 모두 완주하려면 보통 약 30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순례길의 끝판대장격이 PCT (Pacific Crest Trail) 라는 것이 있다. 미국 서부 지역을 남북으로 종단하는 약 4,300km의 도보 여행길이다. KBS 다큐멘터리 대기획 "순례" 4부 "4,300km 한 걸음 나에게로"를 보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로키 산맥을 따라 멕시코 국경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약 4,300km에 달하는 야생의 순례길이다. 보통 완주기간은 5~6개월이 걸린다. 매년 4~5월 수천명이 도전하여 그 중 약 16%만이 완주에 성공한다고 한다. 뜨거운 날씨의 사막과 추운날씨 산맥의 폭설로 인해 10월 이전에는 여정을 모두 마쳐야 한다. 

 

그나저나, 

걷기, 하이킹, 등산(산행), 트레킹, 하이킹을 구분해보자. "걷기"는 걷는 일이다. 하이킹은 비교적 짧은 거리나 낮은 산을 걷는 가벼운 활동이다. "등산"은 높은 산에 오르며 정상을 목표로 하는 활동이다. "레킹"은 심신 수련을 위해 자연상태 그대로의 산이나 계곡 따위를 다니며 자연과의 교감을 중요시하는 활동이다. 필요시 야영 생활을 한다. 그렇다면 순례는 걷기인가? 하이킹인가? 등산인가? 트레킹인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트레킹에 가까운 것 같다.

 

 

작년 2024년에 자문해보았다. 그렇다면 평범한 회사원으로서 내가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순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시간적인 제약으로 "미국 종단 PCT (Pacific Crest Trail)"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인도 성지순례", "제주도 올레길"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사실 시간적인 제약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체력", "영어" 라는 제약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 결국 "시간", "체력", "영어"가 어느정도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큰 수확이었다!

 

그래서 올해들어 2025년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일단 체력을 키우기 위해, 주 3회이상 4km 정도 30분 인터벌 달리기를 해왔다. 체력이 0.1%씩은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 그리고 "빅보카 코어"라는 영어 단어책을 구매했다. 부담없이 3~4개의 영단어를 외우고 있다. 이 영어 단어책은 총 4,000개의 단어로 구성되어 있다. 결국 2년반~3년정도 기간에 1회독을 해본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보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실전적인 준비를 하려고 한다. 그것은 올해내로 내가 살고 있는 도시 대전에 있는 "대전 둘레산길"과 "대청호 오백리길"를 완주해보려고 한다. "대전 둘레산길"은 총 12구간 138km 산길로 이루어져 있다. 하루에 1구간씩 완주한다고 가정했을 때, 12일 정도 소요될 것 같다. "대청호 오백리길"은 총 21개 구간 250km 도보길로 이루어져 있다. 하루에 1개 구간씩 완주한다고 가정했을 때, 21일 정도 소요될 것이다.

 

 

그래서 당장 내일부터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나만의 순례 준비를 시작하려고 한다. 일단 내일은 1일차이므로 테스트 걷기를 해보려고 한다. 출발지는 "핑크뮬리 하천생태공원"이고 도착지는 "문의문화재단지"이다. 카카오맵 기준, 편도 13.5km 이고 예상소요시간은 3시반 30분이다. 그래서 왕복 27km, 7시간 목표로 걸어보려고 한다.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 경량가방(10L), 휴지, 물티슈, 경량잠바, 비니, 장갑, 우산, 물(0.5L), 발가락양말 이다. 최소화로 준비했다. 내일 출발 전, 김밥 한줄, 초코바 한개를 사서 챙겨갈 예정이고, 이것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하려고 한다. 변수가 있을 것이다.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기대된다. 내일부터 시작한다! 나만의 방식으로 가성비 순례를 시작함에 있어, 그 관련 여정을 기록하고 공유하고자 한다.

 

끝.